Apple의 계획, 그리고 Ad Tech 산업의 대응

Apple은 iOS 14가 9월 중에 출시될 것을 예고하면서 여기에 탑재된 다양한 기능들을 함께 소개했습니다. 이 중 앱 생태계에서 가장 논란이 되었던 것은 일명 “privacy feature”인데, 앱이 사용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유저의 명시적인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Apple은 ‘사용자 정보 수집’에 대한 모호한 정의, 그리고 유저의 동의를 받기 어렵도록 조성된 환경 때문에 지속적으로 업계의 반발을 샀는데요, 이때문인지 지난 9월 3일 privacy feature의 탑재를 내년 초로 미루겠다고 한 발 물러섰습니다.

Privacy feature는 iOS 유저에겐 개인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정보를 근간으로 하는 산업 생태계에겐 커다란 불확실성입니다. 업계의 개별 구성원들은 이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각자 다양한 준비들을 해왔고 와이즈트래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과정에서 와이즈트래커는 Apple이 예고한 새로운 환경은 무엇이며 이로 인해 생태계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에 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은 저희가 파악한 내용들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으로, 고객사와 업계 구성원이 iOS 14 대응을 준비하는데 작은 참고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Apple의 목표 – IDFA 제거

Apple의 시간표에서는 오는 9월부터 ‘유저’를 식별하기 위한 key인 IDFA를 사실상 폐기하는 것이 계획이었습니다. User Privacy를 전면에 내세운 iOS 14에서는 Limit Ad Tracking(LAT, 광고 추적 제한) 설정이 기본값으로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LAT를 비활성화한 유저의 IDFA만을 수집할 수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유저는 전체의 10%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IDFA는 ‘존재하지만 활용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이며, 결과적으로 사실상 폐기된 것과 다름없게 됩니다.

 

2. 유저가 IDFA 수집에 동의한다? – 기대할 수 없음

물론 IDFA가 단말기 상에 “기술적으로는” 존재하기 때문에, IDFA 수집에 대해서 유저가 동의한다면(opt-in) 수집 주체는 IDFA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Apple은 ‘유저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앱 소유자가 앱 내에서 구현하도록 했으며 여기에 필요한 App Tracking Transparency Framework(이하 ATT)를 제공합니다. ATT의 동작은 간단합니다. 앱 소유자가 원하는 시점에 유저에게 팝업을 띄웁니다. 이 팝업은 단 한번만 띄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저는 팝업 메시지를 읽고 IDFA 수집에 동의 또는 비동의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ATT가 팝업에 띄우는 설명을 읽어보면 유저가 IDFA 수집에 동의할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빨간 박스로 표시한 부분만 앱 소유자가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고 나머지 문구는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IDFA를 취득할 수 있는 다른 옵션은 없습니다. 오직 유저가 그림 속의 문장을 읽고 “Allow Tracking”을 선택한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3.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리타게팅 광고

IDFA의 부재는 iOS를 기반으로 하는 거의 대부분의 산업 생태계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 영향에 따른 모든 사소한 변화들까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iOS 환경에서의 리타게팅은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입니다. 유저에 관한 민감한 개인정보 – 성별, 연령, 이메일 주소 등 – 없이도 정교한 리타게팅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IDFA 입니다. IDFA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 되면 지금과 같은 수준의 리타게팅이 어려워질 것으로 추측합니다.

Facebook은 iOS 14에 대응하는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음을 지난 8월 26일 발표했었습니다. Apple의 정책으로 인해 Facebook 상에서 정확하게 타게팅하고 결과를 측정하는 광고주의 능력이 영향을 받을 것이고, 자신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iOS 14 환경에서는 Facebook Audience Network를 제공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언급도 있습니다. Apple이 원래 일정대로 IDFA 제거를 진행했다면 Facebook도 곤란한 상황을 면치 못했을 것 같습니다.

Criteo는 Digiday의 기사에 따르면 문맥(contextual) 타게팅으로 단기적인 대응을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경험 많은 광고계 종사자라면 이 방식이 과거 웹 환경에서 타게팅 캠페인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기여했던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IDFA가 없는 환경의 대안이 될지는 문맥 타게팅의 효율이 오디언스 타게팅 수준에 얼마나 근접할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Google은 조용하게 새로운 환경에 대응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우선 Google Network의 퍼블리셔용 SDK를 업데이트했는데 Apple이 제공하는 SKAdNetwork(추가 설명은 아래에서)를 채택했습니다. 이는 iOS 14에서 타게팅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광고 노출을 줄이지 않는 길을 택한 것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IDFA 수집에 대한 동의를 받는 보다 부드러운 방법을 병행할 것을 권장하려 했습니다. 소름 돋는 ATT 팝업을 띄우기 전에, IDFA 수집의 장점을 설명하는 팝업을 유저에게 노출함으로써 거부감을 줄여보자는 것입니다. 이 방식으로 충분히 유효한 규모의 타겟 IDFA를 수집할 수 있었을지 궁금해집니다.

 

4. 와이즈트래커는

Apple이 계획을 연기함에 따라 와이즈트래커도 현재와 동일한 기준과 방식으로 데이터를 측정하고 보고합니다. 그러나 IDFA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플랫폼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며, 실제로 IDFA가 사라지는 시기에는 업데이트한 로직에 따라 어트리뷰션과 유저 식별을 진행합니다. 아래 설명은 이에 관한 요약입니다.

4.1 SDK 업데이트

SDK에 Apple의 SKAdNetwork(이하 SKAD)를 구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와이즈트래커 최신 SDK로 업데이트하면 IDFA가 없는 환경에서도 확정적(deterministic) 어트리뷰션이 가능합니다.

SKAD는 IDFA가 없는 새로운 생태계에서 Apple, 미디어, 서드파티가 연동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표준 규격입니다. App Store에서 발생한 앱 설치 데이터가 있는 Apple이 이 데이터를 생태계 참여자에게 정해진 규격에 따라 제공하는 것이 핵심으로, 와이즈트래커는 이것을 활용하여 새로운 환경에서도 정확하게 인스톨을 어트리뷰트 합니다. 만약 기술적인 제약으로 인해 SKAD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핑거프린팅으로 어트리뷰트하여 정확성을 보완합니다.

 

 

4.2 시스템 업데이트

IDFA 없이도 IDFV와 UUID를 사용해 유저를 식별하도록 했습니다. 와이즈트래커는 IDFA와 함께 개별 유저의 IDFV도 수집해왔습니다. 따라서 IDFA가 사라지더라도 IDFV를 기준으로 해당 유저의 신원(identity)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IDFV는 와이즈트래커가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UUID와 함께 매핑되어 있기 때문에, 예기치 못하게 IDFV가 변경되어도 여전히 동일한 신원을 유지합니다.

결과적으로 IDFA가 없는 환경에서도 유니크 유저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별 유저단위로 인앱 이벤트를 측정하는 것, 발생한 모든 이벤트의 유니크 수치를 산출하는 것, 그리고 전체 데이터 중에서 특정 오디언스의 데이터를 필터링 하는 것과 같은 기능을 변함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와이즈트래커는 non-IDFA 환경에서도 정확한 인스톨 어트리뷰션과 유저 레벨의 행동 데이터 측정을 제공하는 것을 이번 업데이트의 목표로 하여,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고객의 편의를 희생하거나 앱 사용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만드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 업데이트 내용을 앱에 반영하는 방법에 대해서 개별 고객에게 안내를 마쳤습니다.

iOS 14에 관한 대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협력이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언제든 저희 기술팀(tech@wisetracker.co.kr)이나 담당 매니저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